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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 장류진
장류진은 잃어버렸던 소설의 재미를 내게 다시 알려준 작가다. 그래서 장편 소설은 물론 여기저기 소개되는 단편들도 찾아서 읽을 정도로 장류진 작가는 나의 관심 작가 리스트에 올라와 있다. 이번에 출간한 소설집 [연수]에도 이미 읽었던 작품이 다수 포함되어 있지만 다시 읽어도 재미있는 소설이라 아껴서 다시 읽고 있다. 소설집에 포함된 소설 중 '공모'에서 눈길을 끄는 구절이 있었다. 주인공이 추천받은 인재를 면접하고 나서 그 인재에 대한 기대를 적은 부분인데, 한 마디로 '일잘:일머리가 있어서 일을 아주 잘하는 사람'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부분이다. 읽으면서 나도 이런 후배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든 생각. ❛과연 난 한 번이라도 선배들에게 이런 일잘 후배였을까?❜ ㅎㅎㅎ 지은이 : 장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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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 한줄일기 시즌 2 뉴스레터를 시작하지 못한 이유
한줄일기 100일 연속 쓰기 프로젝트를 종료하고, 새롭게 100일 연속 쓰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한줄일기 뉴스레터를 추가로 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현재 한줄일기 188일 연속 쓰기를 하고 있지만, 아직 뉴스레터는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뉴스레터를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질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25,653가지 정도 핑계가 있지만 3가지 정도만 이야기하기로 하자.) 물리적 시간 부족 블로그에 일기를 매일 쓰는 것도 요즘 좀 벅차단 느낌을 받고 있다. 뉴스레터를 추가하려면 다 써 놓은 일기를 취합하고 뉴스레터로 제작하는 프로세스로 진행한다고 가정하면, 매주 2시간 내외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시간이 없다. 소재의 한계 매일 일기 쓰기도 벅찬데, 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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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 류이치 사카모토 坂本龍一
암이란 단어가 생각보다 가깝게 느껴지는 나이가 되었다. 주변인 중에도 암을 진단받았다는 사람도 암으로 명을 달리한 사람도 있다. 건강검진에서도 암 진단 검진 대상자에 포함되어서 검진 기관을 방문할 때 몇 가지 검사가 더 추가되기도 한다. ‘만약 내가 암에 걸려서 시한부를 선고받게 되면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데, 뭘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 상황이 너무 무섭고, 두려워서 마주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만 했다. 그러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지난 2023년 3월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류이치 사카모토의 유작으로 한글로도 6월에 출간된 걸 보면, 비교적 빠르게 번역이 되어 출간까지 된 것 같다. 우리에겐 마지막 황제의 영화 음악으로 아카데미 작곡상을 받았던 유명한 음악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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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 이메일은 '전체답장'이 기본 매너입니다
업무로 이메일을 쓰다 보면 답답한 상황을 자주 만나게 된다. 담당자 메일 주소를 수신인에 넣고, 관련된 다른 사람들의 메일 주소를 참조로 넣는다. 참조에는 담당자의 팀장도 포함되어 있고, 우리 회사 디자이너도 포함되어 있다. 프로젝트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메일을 함께 보고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게 하려는 목적이다. 이렇게 받은 메일에 답장을 할 때 [ 전체답장 ]을 누르면, 보낸 사람이 '수신'에 들어가고 참조에 들어있던 메일 주소는 그대로 깔끔하게 참조로 들어간다. 회신 내용만 정리해서 발신을 누르기만 하면 끝난다. 그런데, 이렇게 정성스럽게 수신인과 참조인을 넣어서 보낸 메일에 단순 [ 답장 ]을 눌러서 회신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이렇게 [ 답장 ]을 해버리면 메일을 발송했던 사람은 이상 없이 ..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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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 과거가 아닌 미래를 함께 나누는 사람
미래란 게 참 이상하다. 함께 꿈꾸고 계획했던 그날들, 그 미래가 마치 우리 삶의 중심 같았다. 서로를 의지하며 같은 방향을 바라보던 시간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중심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끝. 아니, 끝이라기보단 예고된 단절. 마치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나침반처럼 방황하게 된다. 내일은 아니 당장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 문득 함께했던 사람들이 떠오른다. 우리가 공유했던 비전, 나눴던 이야기, 쌓아온 추억들. 그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불확실함 속으로 던져져 버렸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들과의 관계는 회사라는 틀 안에서만 머물렀던 게 아니었다.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은 틀 바깥에서도 계속될 수 있을 거라고, 그들은 여전히 내 곁에 있을 거라고 믿고 싶다. 미래를 함께하..
2024.11.20 22:44 -
오늘의 일기 - 고양이가 소셜미디어 타임라인을 정복할 수 있었던 이유
고양이는 인터넷 시대의 작은 왕관을 쓰고, 소셜 미디어의 타임라인까지 정복했다. 그들의 눈빛은 마치 별빛처럼 반짝이고, 한 번의 점프는 우리를 예기치 못한 미소로 이끌어 낸다. 그렇다면 이 사랑스러운 존재가 어떻게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소셜 미디어라는 무대에서 주인공이 되었을까? 첫째, 고양이의 외모는 말없는 시를 닮았다크고 반짝이는 눈, 부드럽게 빛나는 털, 작은 발바닥은 그 자체로 아름다움의 결정체다. 이 사랑스러운 모습은 카메라 렌즈를 통해 수없이 기록되고 공유되었다. 특히 '그럼피 캣(Grumpy Cat)'처럼 표정 하나로 세계인의 마음을 훔친 고양이도 있다. 그 찡그린 얼굴은 단순한 사진을 넘어 하나의 감정을 전하며, 우리에게 고양이가 가진 마법 같은 힘을 보여주었다. 둘째,..
2024.11.19 18:13 -
오늘의 문장 - Disconnect to connect yourself
하루 종일 울리는 알림 소리에 마음이 묶였다. 이메일, 메신저, 전화가 쉼 없이 오가며 나를 광고주와 동료들에게 연결한다. 그러나 그 연결의 끝에 남은 건 내게 주어진 시간이 아닌, 타인에게 쏟아부은 에너지만이었다. 마치 스위치가 고장 난 기계처럼 멈출 수 없던 나는 퇴근길에 겨우 책 한 권을 꺼내 들었다. 책장을 넘기며 문장 속에 스며드는 순간, 비로소 느꼈다. 디지털의 얇은 실타래가 걷히고, 마음속에 오래도록 묵혀둔 나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문자와 이미지로 가득했던 화면 속 세계는 가라앉고, 단어 하나하나가 내 안의 공간을 열어 주었다. 나는 읽고 있는 동시에 나를 읽었다. 그 속에서 잃어버린 나를 만날 수 있었다. 그 때 마침 눈에 들어온 한 문장. ❝ Disconnect to Conne..
2024.11.18 21:42 -
오늘의 대출목록 - 산책하는 법, 해적의 시대를 건너는 법, 음악소설집
피곤한 몸을 달래기 위해 평소 잘 하지 않던 낮잠을 청했다. 잠에서 깨어나니, 몸도 머리도 여전히 무거운 듯했다. 그대로 소파에 스며들 듯 누워 있다가는 토요일 오후를 전부 허비할 것 같아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마침 도서관에 반납할 책들이 책상 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간단히 세수를 하고, 옷을 주섬주섬 걸쳐 입으며 밖으로 나설 준비를 했다. 낮잠을 자는 사이, 비가 살며시 내리기 시작한 모양이다. 우산을 챙겨 든 손이 참 다행스럽다. 비 내리는 거리를 걷는 발걸음은 생각보다 차갑지 않았다. 머릿속엔 어렴풋이 들었던 다음 주 영하로 떨어질 날씨 소식이 스친다. 어쩌면 이번 주말이 가을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일지도 모른다. 가을의 마지막을 함께 할 책 몇 권을 만날 수 ..
2024.11.16 23:35